[제주 4·3 공간의 증거] ③ 4·3 유해 발굴 20년...남겨진 과제
앵커
올해는 제주4·3 유해 발굴이 시작된 지 20년 되는 해입니다.
유해와 유류품을 찾아내는 작업은, 희생의 흔적이 남은 현장을 통해 4.3의 실체를 확인하는 핵심 과정으로 꼽힙니다.
지난 20년 동안 적지 않은 성과가 쌓였지만, 아직 손대지 못한 현장도 많습니다.
김동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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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시작된 제주시 화북동의 4·3 유해 발굴.
이곳에서는 완전 유해 11구와 함께 당시 상황을 짐작하게 하는 유류품들이 확인됐습니다.
증언과 기록으로 남아 있던 4·3이, 눈앞의 현장으로 다시 드러난 출발점이기도 했습니다.
고성만 제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당시 유해발굴 기획팀 소속)
"보자마자 눈물이 쏟아졌죠. "
연이어 진행된 제주국제공항, 일명 정뜨르 비행장에서 이뤄진 유해 발굴은 새로운 전기가 됐습니다.
유해 수백구가 뒤엉킨 채 발굴돼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특히 바다에 수장된 것으로 알려졌던 서귀포 예비검속 희생자 일부가 정뜨르 비행장에서 희생된 사실도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그만큼 4·3의 공간은, 증언과 기록을 넘어 진실을 뒷받침하는 결정적 근거로 평가됩니다.
이동현 제주4·3 연구소 특별연구원
"증언도 있을 수 있고, 문서 기록도 있을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게 뭐냐 하면 바로 그 현장이죠. 증언에 대한 신빙성이 그만큼 더 높아질 수 있는 거고요"
하지만 아직도 많은 4·3 현장은 조사조차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특히 중산간과 한라산 일대는 오랫동안 사각지대로 남아 있습니다.
지난 2005년 1차로 선별된 4·3 유적 180여 곳에도 한라산 일대는 상당수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박찬식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장
"수많은 은거 생활지가 조사가 안된 채 방치돼 있습니다. 중산간 위로 올라가는 한라산 산간 지역의 4·3 공간은 아직도 사각지대로 남아 있고..."
결국 한라산과 중산간 일대를 포함해, 유적과 유해 발굴 가능 지점을 다시 정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근태 일영문화유산연구원장
"초창기 유해 발굴할때 대상지로 검토됐던 지역들이 있었는데, 당시는 특정 지점을 특정할 수 없어 발굴을 못했던 그런 지역이 몇 개가 있거든요"
현재까지 발굴된 유해는 모두 426구.
이 가운데 신원이 확인된 희생자는 154명입니다.
찾아낸 것만으로 끝난 게 아니라, 누구인지 확인하고, 어디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연결해내는 작업까지 아직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김동은 기자
"4·3 유해발굴 과정에 가장 큰 성과를 냈던 제주공항입니다.
4·3 유해 발굴 20년.
그동안의 성과와 과제를 되짚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JIBS 김동은입니다"
영상취재 윤인수
제주방송 김동은(kdeun2000@hanmail.net) 윤인수(kyuros@jibs.co.kr) 기자